전체 글12 서사학으로 레이먼드 카버의 「칸막이 객실」 읽기: 인생이 아픈 여행이자 회상이라면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소설집『대성당』은 소설가 김연수의 번역으로 문학동네에서 2007년에 출판됐다. 나는 이 단편소설집 2016년도 2판으로 가지고 있다. H.포터 애벗의『서사학 강의』의 8장 "서사 해석의 세 가지 방법"까지 이 블로그에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했다. 천천히 읽는 과정에서 배움의 즐거움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학습한 이론을 바탕으로 작품을 직접 읽고 해석을 해보려고 한다. 서사학으로 레이먼드 카버의「칸막이 객실」읽기 레이먼드 카버의「칸막이 객실」의 내포저자가 이 단편소설을 쓴 의도는 무엇일까? 인생의 아픔이라는 감수성과 3인칭의 목소리와 자유간접화법 먼저 서술자는 3인칭으로 마이어스라는 인물을 서술한다. 마이어스는 대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만나기 위해 스트라스부르로 가고 있다. 그 아들과 마이어.. 2025. 1. 19. 세 가지 읽기 방식(의도적·징후적·적용하며 읽기)과 해석 서사 읽기에는 세 가지 읽기 방식이 있다. 의도를 헤아리며 읽기 하나는 내포저자의 의도를 헤아리며 읽기이다. 서사 텍스트를 하나의 통합체로 보는 방식으로 이는 내포저자가 서사담화의 배후에 있다는 것을 가정한다. 내포저자는 창조적 감수성을 지닌 단일한 실체이다. 또한 이 읽기는 해석은 (통합체로 가정하는) 텍스트의 전체 해석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의도를 헤아리며 읽는 방식이 곁텍스트에서 해석의 실마리가 되는 힌트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곁텍스트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징후적 읽기와는 다르게 해석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이미 통합체인 서사 텍스트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징후적 읽기 징후적 읽기가 있다. 징후적 읽기와.. 2025. 1. 17. 서사란 "혼란에 맞서는 일시적인 유예"라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 벌써 서른이 넘어가고 있다. 개인정보는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아님에도 진실한 글을 적으려면 내 안의 체험을 통과한 것을 용기내어서 적어야 한다. 어디까지 보여주어야 하는가는 전적으로 내 결정이기도 하니까 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진실하게 적는다 그래야 글이 진실하다고 했다. H.포터 애벗의 이 책을 읽어가다 서사란 "혼란에 맞서는 일시적인 유예"라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말이 가슴에 참 와닿았다. 서른이 넘어가며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나라는 사람도 그러하고 내가 경험한 사람들은 전부 자기모순적인 면이 있다. 완전히 통합된 실체로서의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통합성은 신만이 유일할 것이다. 에덴의 동쪽에서 살아가는 전적으로 타락하고 분열된 존재로서의 인간, 시시때때로 감정이 변화하는 불완전한 인간, .. 2025. 1. 14. 내포저자와 서사의 틈과 해석 서사를 해석하려고 할 때 우리는 내포저자를 찾는다. 내포저자란 서사에 존재하는 실체이다. 그 내포저자는 서사에서 고유한 감수성을 지니고 있고, 서술자가 대리하는 서사 속의 한 사람이다. 내포저자를 파악하는 것은 의도를 찾아가며 텍스트를 읽는 방식에 해당한다. 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라는 말은 내포저자의 의도는 무엇일까? 를 생각하며 읽는 것과 의미가 같고 후자가 보다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실제저자는 우리와 같이 다면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고 시시때때로 감정이 변모하는 불안정한 인간이다. 서술자는 신뢰할 수 있거나 신뢰할 수 없는 서사 장치이다. 서사의 의도를 해석하는 작업에서 실제저자와 서술자를 파악하는 것보다는 무언가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 그 개념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앞에서 말한 .. 2025. 1. 13. 서사의 서술자와 신뢰성 서사의 서술자는 누구일까? 서술자를 작가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소설의 외부에서 존재하는 어떤 이(서술자)가 실체와 사건을 서술하는데 그건 작가라고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읽었다. 그러나 서술자는 작가가 아니다. 작가가 만들어 내고 그에게 영향을 받은 실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서술자가 작가는 아니다. 서술자는 작가가 사용하는 서사 장치 중 하나(서사담화 형식의 요소)이다. 따라서 서술자를 작가와 혼동하면 그건 작가에 대한 오해를 일으키게 한다. 신뢰성이라는 큰 틀에서 서술자는 신뢰할 수 있는 서술자가 있고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가 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작가가 의도해서 서술자를 선택한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의 경우는 이를테면 완고하고 이상한 믿음을 가진 서술자가 등장한다고 해보자. .. 2025. 1. 10. 서사의 갈등과 종결 갈등은 서사를 구성하고 있는 힘 그 자체이다. 서사적 수사학의 효과는 갈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이야기에 갈등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갈등을 지칭하는 단어는 아곤이었다. 주동인물과 반동인물은 그리스 비극의 서사에서 아곤 안에 위치했다. 갈등은 친숙한 단어이기도 하다. 소설 같은 삶이라는 표현은 갈등으로 인해 그 삶에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이 소설처럼 일상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면 그 사람은 아마도 크게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사람에게도 이야기는 있고 그것이 소설과 같은 서사의 모체이기도 하고 갈등 역시 그 안과 밖에 반드시 존재하지만, 나날을 소설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문화에도 갈등이 반드시 존재한다. 서사에서 갈등의 끝은 존재.. 2024. 12. 3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