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포터 애벗의 '서사학 강의' 독후감14 서사의 서술자와 신뢰성 서사의 서술자는 누구일까? 서술자를 작가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소설의 외부에서 존재하는 어떤 이(서술자)가 실체와 사건을 서술하는데 그건 작가라고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고 읽었다. 그러나 서술자는 작가가 아니다. 작가가 만들어 내고 그에게 영향을 받은 실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서술자가 작가는 아니다. 서술자는 작가가 사용하는 서사 장치 중 하나(서사담화 형식의 요소)이다. 따라서 서술자를 작가와 혼동하면 그건 작가에 대한 오해를 일으키게 한다. 신뢰성이라는 큰 틀에서 서술자는 신뢰할 수 있는 서술자가 있고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가 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작가가 의도해서 서술자를 선택한 것이다. 신뢰할 수 없는 서술자의 경우는 이를테면 완고하고 이상한 믿음을 가진 서술자가 등장한다고 해보자. .. 2025. 1. 10. 서사의 갈등과 종결 갈등은 서사를 구성하고 있는 힘 그 자체이다. 서사적 수사학의 효과는 갈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거의 모든 이야기에 갈등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갈등을 지칭하는 단어는 아곤이었다. 주동인물과 반동인물은 그리스 비극의 서사에서 아곤 안에 위치했다. 갈등은 친숙한 단어이기도 하다. 소설 같은 삶이라는 표현은 갈등으로 인해 그 삶에 우여곡절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갈등이 소설처럼 일상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면 그 사람은 아마도 크게 미쳐버리고 말 것이다. 사람에게도 이야기는 있고 그것이 소설과 같은 서사의 모체이기도 하고 갈등 역시 그 안과 밖에 반드시 존재하지만, 나날을 소설처럼 살아가는 사람은 상상하기 어렵다.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문화에도 갈등이 반드시 존재한다. 서사에서 갈등의 끝은 존재.. 2024. 12. 31.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서사적 수사학의 효과와 장치 서사의 수사학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한다. 서사가 발생하는 장소는 우리의 마음속이니 호소력이 있는 이야기를 듣고 삶이 실제로 달라지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나는 찬양을 듣는 것을 참 좋아한다. 매일 듣다 보니 나만의 플레이리스트도 생겼다. IT 개발자로 일하며 출퇴근길에 들었던 찬양이 언제나 나의 마음을 채워주었다. 회사 일과는 별개로 인생이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지는 시절이기도 했었다. "넌 자격 없다고 내 영혼에 외칠 때 주의 보혈이 의롭다 하시네.""다 의미 없다고 내 삶을 외면할 때 주의 자녀라 나를 부르시네.""주의 말씀으로 나를 채우소서." 적어도 하루 2시간을 찬양을 들었고 그것이 일으키는 힘에 의존하며 살아갔으니 마음속에서 발생하는 서사의 힘이 강하다는 것을 체험적으로.. 2024. 12. 26. 서사와 삶의 경계 그리고 액자서사와 곁텍스트의 의미 서사는 서사의 보편성으로 서사 수행 능력은 가질 수 있지만 삶 자체는 아니다. 서사가 삶이 아닌 이유는 서사는 스토리를 전달한다. 그러나 스토리는 전달되기 전에는 그 어디에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과거의 이야기도 있고 무엇보다도 실체를 지닌 존재로서 현재에도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삶이 스토리인가."라고 묻는다면 삶은 스토리의 모체라는 저자의 표현이 적절하다. 삶은 서사가 아니기에 논리적으로도 삶은 스토리가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도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라는 표현은 자주 쓰인다. 이는 "당신의 구성적 사건에 대해서 들려주세요."라는 표현과 같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구성적 사건으로 재구성을 실제로도 할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생각으로 정리하거나, 글로 옮기거나 .. 2024. 12. 24. 서사의 구별: 구성적 사건과 보충적 사건, 서사성 스토리가 서사담화에 의해서 우리의 마음속으로 중개(구성)되는 주관적인 것이라면 스토리 간의 구별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그리고 서사가 사건의 재현이라면 서사의 폭이 대단히 넓어지는 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로서 서사인지 아닌지는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우선은 스토리 간의 구별은 구성적 사건과 보충적 사건으로 사건을 나누어서 보면 가능하다. 구성적 사건이란 스토리 전체를 앞으로 진행하게 하는 사건이다. 그러하기에 스토리 차원에서 구성적 사건은 필수적이다. 스토리의 줄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보충적 사건은 스토리를 앞으로 진행하지는 않지만, 촉매 또는 위성의 역할을 한다. 서사의 의미와 감동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구성적 사건과 보충적 사건 사이의 위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파우스트 이야기 파.. 2024. 12. 22. 서사를 구성하는 스토리와 서사담화 그리고 스토리의 진실성 "서사란 사건의 재현이다."는 서사에 대한 H.포터 애벗의 정의는 설득력이 있다.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서사에 대한 정의를 인과적인 관계가 있거나 없는 두 가지 이상의 사건의 연속이라거나, 반드시 서술자가 있어야 하는 등 보다 광의적인 정의이다. 이 정의에서 서사는 서사적 단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서술자가 서사담화의 일종으로 카메라나 연기자와 같은 스토리를 전달하는 하나의 장치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구조를 제공하는 소설이나 시, 드라마 등의 문예적인 장르를 이 광의적인 서사 개념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사건의 재현인 서사는 스토리와 서사담화로 구성된다. 스토리와 서사담화 스토리란 사건 혹은 사건의 연속이고, 서사담화는 재현되고 있는 사건을 의미한다. 비서사 장.. 2024. 12. 21. 이전 1 2 3 다음